25살, 코로나 시기에 오픈한 나의 첫 카페 <모두가 말리던 그 때의 창업의 결과>

2023. 7. 12. 19:04카페창업의 현실

 

 

2019년도만 해도 코로나에 확진이 되는 순간 신상과 동선 모든 개인정보가 노출이 되는 것은 물론으로

모두의 적이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있었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이던 시기에 서울에 있었던 나에게 그래도 울산은 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판단되었던 것도 잠시,

울산에서도 급속도로 코로나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더불어 인하트 자리를 결정 후 공사 및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도중엔 해당 동네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안 그래도 어르신들이 메인인 이 동네에 더욱이 길거리에 사람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한여름과 장마 그리고 코로나가 모두 함께 온 우리의 카페 인하트는 그럼에도 가오픈 시기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런 나에겐 대책이 필요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지만 처음 내게 카페 사업을 제안했던 그분과 좋지 않게 일이 어긋나가며

정말 큰 혼란에 빠져있었다. 좋은 조건에 내 계획들만 적용하면 되던 것에서, 돈과 사업 카페 자리 공간 모든 것들을

다시 새롭게 세팅을 해야 했는데 넉넉하지 않은 조건과 급박한 일정 속에서 최선의 결정을 하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았다.

 

돌고 돌아 한번 직접 가보기나 하자는 생각으로 방문했던 처음 카페 인하트 공간은

온통 새까맣게 칠해진 검은색이 메인인 배달 카페였고,

정사각형 직사각형 구도도 아닌 육각형 비슷한 모양의 어느 것 하나 우리의 계획에 맞아 떨어지는 요소조차 없었다.

다만 조건 하나와 코로나 시기에 홀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투자해야 할 자금 리스크보다는

시국의 특성을 활용해 배달을 활성화하면서도 자금 부담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음에 위치적인 요소와 자금 조건이 맞아떨어졌다.

결국 가게를 보러 가던 날 촬영해 둔 영상과 사진을 이렇게 보고, 저렇게 봐가며 내내 고민하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보자며 방문했을 때 '해볼 수 있겠다'라는 결정을 했다.

지금 돌이켜보아도 그때의 결정이 내 생에 있어 가장 잘 한 선택이었으며,

그때의 좋지 않게 마무리된 제안은 나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하다.

 

월세만 330에 고정지출이 어마어마했던 그 제안에 수락했더라면 대학교 수업마저 모두 비대면으로 돌아가던 시기에

대학교 앞이라는 메리트 하나만이 있던 그 상권에서 난 아마 죽어나갔을지도 모른다.

어렵게 돌고 돌아 만난 현재의 이 자리. 처음이 공간에서 공사와 인테리어가 시작될 때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가

"어쩌자고 이 시기에 이 동네에서 이러고 창업을 할 생각을.." 또는 "쿠키.. 집이요? 쿠키가 뭔데요" 딱 두 가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인수하기 전까지 이 카페에서 가장 잘나가는 메뉴는 미숫가루와 옛날 다방커피 두 가지였다고 한다.

초저가의 두 가지 메뉴를 주력으로 밀던 이 공간에서 3천원대의 쿠키를 판다고 생각하면 아찔한 도전이었던 인정할만했었다.

그럼에도 감행을 할 수 있었던 나의 확신에는 다부지고 밀도 있는 계획들과 자료조사가 큰 이바지를 했다.

 

1) 쿠키가 대중적이지 않은 곳에서 '쿠키' 를 어떻게 잘 풀어내서 접근할 것인가

2) 쿠키 하나에 3천 원대를 산정한 이유에 대해 소비하는 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납득을 시키고 구매까지 연결하게 할 것인가

3) 쿠키로 할 수 있는 수익창출의 루트 중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렇게 세 가지 항목에 대해 끊임없이 깊게 들여다보고 고민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아주 감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당시에만 해도 울산에 쿠키 전문점이 없었으며, 수제 쿠키나 르뱅 쿠키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점을 활용해

[쿠키 전문점] [수제 쿠키 전문점] 이라는 타이틀을 가오픈 홍보부터 철저하게 강조하였으며, 차별화를 두기 위해 나의 본업을 마케팅적으로 활용했다. 단면적인 예시로, [쿠키 맛집 인 하트]와 [글 쓰는 작가가 정성을 담아 구워내는 인하트 쿠키]로 보았을 때 어디에 소비자들이 메리트를 느끼겠냐는 말이다.

더불어 쿠키라고 하면 그게 빵이냐 과자냐를 되물어보는 이 동네에 맞는 맞춤 설명 또한 필요했다.

"빵처럼 촉촉하고, 과자처럼 달콤한 디저트예요. 다만 달기만 한 디저트가 아니라 남녀노소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즐기실 수 있도록 적정한 다도와 좋은 재료, 무엇보다 쿠키 고유의 맛을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뒀어요"라는

스토리텔링을 계속해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인터뷰 모든 플랫폼에서 강조하고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 곧 2번과 연결되어 소비자들에게 100% 동물성 버터, 최고급 초콜릿이라는 항목이 단가 산정을 이해하게 하고,

단것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 또한 새로운 디저트 분야에 관심이 가서라도 오게끔 만들었던 이유가 되었다.

마지막 쿠키로 할 수 있는 수익창출의 루트 또한 코로나라는 시국이 내게 준 찬스였던 것이 전문적인 디저트를

배달의민족으로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는 딜리버리 서비스와 답례품 항목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이 취소 또는 연기가 되면서도 강행을 하던 식들은 뷔페나 식사문화 대신 답례품에 포커스가 맞춰지게 되었고,

그만큼 퀄리티가 높고 고급진 무언가를 찾고 있음을 인지한 이후로 인하트 쿠키 답례품을 강력하게 홍보했다.

답례품 전문, 답례품 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을 늘 인하트 옆에 붙여도 곤할 만큼이었다.

그 답례품 부분을 쿠키로 뚫고 나니 하나 둘 곳곳에서 답례품 전문 쿠키집이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묵묵히 발전해야 할 요소와 더 피드백 받아 움직여야 할 리뷰들 플러스 그럼에도 인하트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투자해 오니 감사하게도 지금까지도 인 아트 쿠키 답례품이 인하트를 살리고 있다.

비가 쏟아지던가 오픈 전날 밤이 가끔 떠오르곤 한다. 그때의 초심과 이게 아니면 안 되었던 간절함을 기분 좋게 자주 떠올리곤 한다.

각대봉투에 네임펜으로 내가 누구이며, 왜 울산에 왔는지, 여긴 어떠한 공간이 될 것 인지를 빼곡하게 적어

문 앞에 붙여두고 퇴근하던 그날 밤을 말이다. 고향에 돌아온 나에겐 어떠한 일도 함께해 줄 친구들이 있었고,

누군가의 일에 물불 안 가리고 모든 걸 내어준 감사함과 나를 믿어준 믿음이 있었고,

어떻게든 이번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시켜야만 했던 나의 굳은 결심이 담겼던 밤이었다.

가끔 일에 허덕여 힘에 부치고 하는 날이면 그 때 문 앞에 붙여둔 그 각대봉투를 꺼내보곤 한다.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 내가 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잊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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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본문이 실린 창업 에세이를 출간 예정 중에 있습니다.

<텀블벅> 사이트 네이버에 검색 후 : 인하트쿠키 를 검색하시면 책 구매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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