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3. 20:58ㆍ카페창업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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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근에 골목 상권에 위치한 개인카페 하시는 분들,
개인카페 창업 예정이신 분들께 도움될 만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었는데
추천 글로 등록되면서 많은 분들이 질문해주시고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배달의 민족 관련해서 문의가 많아서 한분 한분 답변 드리기가 어려워 또 한번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봅니다!
제 말이 100% 맞는 건 아니지만 경험에 의해 작성하는 글이니 참고용으로만 부탁드려요.
홀 장사가 만족할 만큼 나오시는 분들은 공감 못하시겠지만
저도 예전에 홀 장사 만족스럽게 할 때는 "배민 그거 돈도 안남고 손도 많이 가는걸 왜 해" 했었어요.
사실 홀에서 월세 인건비 수익금 다 받쳐주는데
굳이 손 많이가고 배달 실수하면 마이너스 나고 하는 일들을 왜 하지 싶었죠.
근데 작년에 지방 내려와서 골목 상권에 들어갔는데 웬걸...
내가 아무리 매장에 신경쓰고, 메뉴 개발하고, 홍보하고 해도
유동인구와 유효수요가 가게 한달 경상비도 안나오는 수준이었어요.
하루 매출 2만원이었고 들려오는 얘기는 그쪽 골목에 상가들 다 망해가고 있다는 소리 뿐이었구요.
인스타 동네 맛집 계정에 30만원 주고 홍보도 해보고,
네이버 플레이스 검색광고도 해보고 인스타 스폰서 광고도 돌려보고 했는데
맛집 계정은 잠깐 1~2주 손님 늘고,
나머지 광고로 유입되는 손님들도 3~4팀 정도 더 들어오는 정도?의 효과만 있더라구요.
저보다 더 홍보 잘하셔서 효과 톡톡히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랬었어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배민 입점했고
온갖 냉동 디저트 받고 카페지만 떡볶이까지 잘되는 다른 가게에 있는 메뉴들
다 추가해봤지만 잘되는 가게들 메뉴 추가해서 그런지 주문 건수는 크게 늘지 않더라구요.
좀더 공격적으로 시작하고자 남들이 안하는 메뉴를 찾았고
첫날부터 주문건수가 10개 이상 나오길래 깃발 늘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메뉴도 계속 보완했지만 한달 지나고 나니 남는게 없더라구요.
원가와 판매가, 최소주문금액, 배달팁 등의 구성을 잘못했구나 싶었고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했고 배민 정책들도 수정했습니다.
지금은 평일 9-10시 혼자 일하고 주말 오전/오후 파트타임 1명씩 나눠서 총 2명으로
하루 7-80씩 판매 하면서 인건비, 광고비, 월세, 공과금, 배달비 다 나가고 한달 600정도 가져가고 있어요.
하루 2만원 팔면서 월세 어떻게 메꾸지 걱정하던 때보다 당연히 일은 많아 졌지만
힘들어도 지금에 만족하면서 장사하고 있습니다.
혹시 도움이 되실까 싶어서 정리한번 해볼게용
1. 배달보다 홀 손님에 집중하면서도 아쉽지 않을 만큼 벌어간다.
- 배민은 안하셔도 되고 서브로 하셔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2. 남는 것도 없다.
- 남들 다 파는 냉동 케이크, 디저트 받으면 당연히 남는거 없어요.
좀 더 노력해서 원가 30%이하로 맞추시고 최소 주문 금액에 따른 마진율 3-40%는 확보하시면
점심시간까지 개시도 못하는 것보다는 낫더라구요.
저번에 어떤 사장님이 디저트만 주문이 들어온다,
음료는 주문을 안해서 남는 것도 없어서 주문 취소시킨다고 하시더라구요.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집에 커피머신, 캡슐커피, 드립커피 하나씩 있는 집이 많아서
디저트만 주문 들어오는 경우 많아요.
3,000원에 디저트 받아서 옆 가게도 4,500원에 파는거 굳이 내 가게에서 안시켜도 되는건 당연한거죠.
3. 천원만 남아도 팝니다.
- 바쁘면 당연히 효율적으로 조절해야겠지만
하루 2만원 파는 것 보다는 1건이라도 보내서 4천원 더 파는게 더 절실했고,
해보니까 최소 주문금액보다는 더 높은 주문금액이 많기 때문에 마진율은 당연히 더 올라갑니다.
자재 회전율도 좋아지니까 더 신선하고 좋은 재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구요
4. 손이 많이 간다.
- 당연히 랩도 씌워야되고 포장도 해야되고 손이 많이 갑니다.
그럼 최대한 손이 안가게끔 동선을 바꿔본다던지 조리 방법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죠.
저는 커피 맛은 유지하되 추출 시간도 줄이고, 디저트 조리시간과 포장시간 단축하는데까지 두달 걸렸습니다.
지금 파트타임 분들한테도 12,000원짜리 주문 하나 조리해서 포장하는데까지 1분 넘기지 말라고 교육하고
실제로 주말 배달이 몰리는 시간대에 1시간동안 2-30만원까지는 혼자 쳐냅니다.
조용한 시간대에 자재 정리하구요.
5. 광고 효과도 확실히 있어요.
배민으로 주문하고 만족한 사람들이 매장에도 방문한다고 했지만 부정적인 의견들이 조금 있더라구요.
제 경험으로 하루 2만원 나오던 저 매장은 하루 10만원 기대하기가 어려운 자리에요.
배민 시작하고 나서 사람들이 배민으로 주문했다가 만족하고 와봤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매장에 손님들이 머무니까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 유입도 높아지고
지금은 홀 매출 15-20까지 올랐고 처음 오픈했을 때
주변에 그나마 손님 좀 있다는 가게들 다 문 닫거나 양수양도 했더라구요.
6. 최소주문 금액 낮은게 싫다.
-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4천원만 남아도 팔자. 생각했었습니다.
최소주문금액 딱 맞게 주문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대부분 그보다는 높아요.
그리고 최소주문금액 맞춰서 주문했던 사람이 맛있게 먹으면
친구들, 가족들 놀러왔을 때 객단가 높게 재주문해주시는 경우들도 있구요.
실제 저희 매장 최소주문금액은 8천원이지만 하루 평균 배민 객단가는 2만원 전후입니다.
지나가는 손님 두분한테 아메리카노 3천원에 두잔 팔아서 5천원 남았다면
최소주문금액 설정으로 3잔 팔고 5천원 5백원 번다고 생각합니다.
7. 배달이 80%인 치킨집도 해봤습니다.
-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해봤습니다.
카페 업종에 비해 너무 힘들어서 짧게 운영했었지만 치킨집은 배달이 80%에요.
근데 본사에서 납품받는거 50%대에 식용유, 기타 포장 용품들 별도 입니다.
2만원짜리 치킨 한마리 반죽해서 10분 튀겨서 양념 묻혀서 박스포장하고 나가는데까지
못해도 15분은 걸리는데 배달팁 내고 남는거 따져보면 1분 동안 아메리카노 두잔 파는게 나을 정도 이구요.
그래도 치킨집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데에는 배달이지만 주문 건수로 돈 버니까요.
배민 효과도 없고 남는 것도 없다? 경쟁력이 없고 운영 설정을 잘 못하신거에요.
8. 고객이 안오면 배달로 찾아가세요.
- 골목 상권에 계신 분들은 유효수요가 중요하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골목상권으로 유입될 수 있는 인구 수는 한정되어 있어요.
반면에 지금 배달 시장은 길바닥에 배달 기사님들 오토바이 때문에 짜증날 정도로 총 주문 건수가 많죠.
고객이 내 가게를 안찾아오면 내가 배달로 찾아가면 돼요.
배달 시장에서 내가 주문건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하기 나름입니다.
9. 배민 포장 무시 못해요.
- 배민 포장 주문은 홀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은 마진율이지만
요즘 배민 어플로 집에서 가까운 곳들 찾아보고 포장주문으로 찾아가기도 하고
포장주문하고 매장에서 먹고 갈게요. 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배민 포장 주문은 홀 매출 올라가는거니까요.
운영하시는 입장에서 배달은 분명 호불호가 있어요.
월세, 인건비 나올 매출도 없다면 뭐라도 시작하셔야되고
시작하셨으면 공격적으로 해서 자리를 잡으셔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중간하게 할 바에는 안하는게 나을 정도인게 배달이니까요...
이미 잘 되시는 분들한테는 해당이 안되는 글 일수도 있겠지만
골목상권에서 어쩌다 오후는 돼야 개시하는 그런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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